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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후기

효율 제로 비전공자의 후기(장문)

남한산성 0

1. 우선 저는 물류나 유통과는 전혀 관계없는 비전공자이고, 앞서 515일에 유통관리사 시험을 봤습니다. 이후 527일에 책을 받아 28일부터 디데이 50일을 잡고 물류관리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은 신지원에서 출판한 단기완성만을 보았고, 시험까지 목표를 77(D-10)이나 710(D-7)까지 책 2회독 이상과 기출문제 5회 정도로 잡았으며, 책의 목차를 보면 과목(국제물류론챕터(01 국제물류 일반과 무역중단원(05 인코텀스(Incoterms))·소단원(2. Incoterms 2020 종류와 개념) 이런 식으로 되어있는데 하루에 몇 시간이 걸리든 어떻게든 챕터 하나 이상, 일주일에 한 과목 이상은 끝내겠다고 계획했습니다.

 

공부하고 있는 챕터나 과목이 빨리 끝나는 날은 진도를 나간다거나 복습하지 않고 그냥 책 덮고 쉬었습니다. 나흘인가 닷새는 아예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책 자체를 펼치지도 않았고요. 혹자는 이렇게 공부가 되지 않는 날 또한 억지로라도 책상에 앉아야 습관이 든다고 하지만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때부터 인강 보는 것과는 맞지 않아 그냥 책만 봤고, 남들 다 한다는 노트 정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책에 다 있는 내용이고, 노트 정리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벅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이는 결국 효율이 0이라는 것인데 어차피 한번은 전체 내용을 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외우기가 까다롭거나 헷갈릴만한 것, 개념이라든가 설명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페이지에 포스트잇 플래그로 표시하거나 샤프로 옅게 밑줄만 긋고 그때그때 책을 펼쳤습니다.

 

 


2. 614일 원서접수 하기 전까지 물류관리론·화물운송론·보관하역론 순서대로 1회독하였으며 그 주부터 국제물류론을 시작했습니다. 국제물류론을 시작하는 동시에 물류관리론부터 다시 2회독을 하기 시작했고 79일이 돼서야 모든 과목을 2회독 하였습니다. 원래 계획하기로는 모든 과목 3회독을, 처음부터 법규를 농수산물을 제외하고 하루에 10쪽 정도씩 나가려고 했었는데 화물자동차를 보려고 하니 멘붕이 와서 그냥 국제물류론을 다 본 이후 맨 마지막에 처음부터 다시 보기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물류관리론은 유통관리사의 두 번째 과목 중 몇몇을 제외한다면 거의 전체를 압축시킨 느낌이 있었습니다. 겹치는 부분이 많아 하루에 2~3챕터씩 빠르게 끊었습니다. 아마 챕터 1·2·3, 4·5·6의 반, 6의 반·7 이렇게 본 것 같습니다. 챕터 4인 물류포장은 중단원 3 포장의 재료와 4 포장기계의 종류를, 챕터 5 물류회계에 빈출이라고 되어있는 예산편성 및 예산 실적차이분석의 기본공식을 스킵했습니다. 특히 후자인 기본공식은 빈출 표시치곤 최근 5개년 기출문제에서 본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챕터 1 물류 총론에 있는 물류비 절감과 회사 매출의 증대효과, 챕터 5 물류회계에 있는 모든 계산문제는 수학이 약한 저에게 시간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화물운송론과 보관하역론에 있는 소위 암기 내용은 평이했습니다. 하지만 화물운송론 중 챕터 3 ·배송시스템의 합리화에 있는 프로핏모형이라든가 엔트로피극대화 모형이라든가 분석방법은 좀 까다로웠습니다. 공부할 때는 아예 스킵했는데 기출문제를 풀면서 21회와 23회에 나온 것을 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번 25회에는 나올 것 같다 느낌이 들어 시험 거의 전날에 외웠는데 A형 기준 77번 문제로 적중했고 맞혔습니다. 효율성지표 중 운영효율성을 포함하여 사칙연산이 들어가는 문제, 보겔의 추정법과 최대수송량계획 문제, 무게중심법이나 S/R 장비와 관련된 문제, 재고관리에 나오는 모든 계산문제 등 수학적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물류관리론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좀더 들여서 신경을 쓴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제물류론은 화물운송론에서 본 내용이 꽤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물론 거기에서 좀더 들어간 내용이긴 하지만 계속 헷갈리는 조약, 답도 없는 긴 영어 지문, 자꾸 까먹는 영어 단어, 담보위험과 면책위험 그리고 부가위험의 영어 약어 등 얘네들보다야 양반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시험에서 모든 과목 중 제일 낮은 점수를 받았고 영어 실력이 녹슬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지만, 왠지 모르게 재밌게 공부한 과목이었습니다. 지난 기출문제에 비해 이번 시험에서는 긴 영어 지문 하나 없었고 영어 지문이라 해봐야 1문장짜리 한 문제뿐이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물류관리론이 가장 근본이긴 하지만, 물류관련법규야말로 알파요 오메가가 아닌가 싶은 과목인 것 같습니다. 다섯 과목 중 내용으로도 쪽수로도 가장 많고, 행여 불합격했다면 법규에서 법규 때문에 과락했다는 사람이 대부분일 정도로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과목이 흔한 평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다는 과목으로 저 또한 처음에 공부하면서 멘붕이 오고 계획을 바꾸게 되었지만, 정답 여부와는 관계없이 답안 체크에 있어 가장 명확하고 가장 빠르게 끝낼 수 있는 과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법규에서 합격하려면 적어도 철도와 항만까지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둘과 농수산물을 제외한 4개 법 가지고는 삐끗하면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아 6개 법을 공부했습니다. 물론 두 번째로 많이 틀린 과목이지만 나머지 과목에 비하면 푸는 속도 면에서는 가장 빨랐습니다.

 

2회독이 끝난 다음 날 10일부터는 기출문제 24~19회 총 6회를 하루에 1회씩 시간은 재지 않고 풀었습니다. 책에 몇몇 기출문제가 확인문제나 연습문제로 나와서 맞았었음에도 불구하고 틀린 게 적잖이 있었습니다. 한 문제 한 문제 책을 뒤져보고 검색도 해보면서 풀이를 하니 하루가 금방 갔습니다. 특히 법규는 자꾸 개정하다 보니까 지금은 맞는 답이 그때는 틀린 답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그것도 찾아보느라 시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3. 이번 시험은 과목 전체적으로 기출문제에서 봤던 문제들이 숫자나 지문만 약간 다르고 답안 번호나 정답 내용이 똑같은 문제, 옳은 것을 옳지 않은 것으로 또는 그 반대로 하여 출제된 문제, 몇 글자만 다르게 한 문제 등 어디서 많이 본 아주 익숙한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날먹 문제들이 눈에 많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교시는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특히 국제물류론은 두말할 것 없이 많이 틀렸고, 물류관리론에서도 책에서 보지 못했던 처음 보는 내용이라든가 유통관리사 공부하면서 계산했던 것인데 어떻게 푸는지 까먹은 문제, 화물운송론에서는 3번씩이나 검산했는데 틀려버린 문제가 있었습니다.

 

2교시는 재미있던 것이 보관하역론에서 맞히기는 했는데 이런 그림이 시험에 과연 나올까 하며 대충 보고 넘긴 부분의 문제랑 책에서 정답이 똑같은 문제가 나왔고, 물류관련법규에서도 찍어서 맞은 농수산물 문제 등 시험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론 중도퇴실도 가능하고 문제도 술술 빨리 풀리는 과목들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인강도 보지 않고, 노트 정리도 하지 않고, 스터디도 하지 않고, 책만 본다. 이는 솔직히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단권화가 필요한 시험도 아니면서 그 간단한 노트 정리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말 게으르다고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책이 워낙 잘 되어있기에 책만 봐도 된다고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물론 사람마다 공부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겹치는 내용이 많이 있기 때문에 유통관리사와 물류관리사를 동시에 준비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효율 0 비전공자의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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